中 석유천연가스공사 회장 조사… ‘페라리 교통사고’ 무마위해 돈건네

입력 2012-11-14 19:58

중국에서 ‘페라리 교통사고’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가 링지화(令計劃) 중국 통일전선공작부장 아들 링구의 페라리 교통사고와 관련해 장제민(張潔敏)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회장을 조사했다. 장 회장은 교통사고 당시 중상을 입은 동승 여성 2명의 가족들에게 수천만 위안(수십억원)의 돈을 건네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 감찰기구는 장 회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최측근 실세였던 링지화를 위해 회삿돈을 유용해 피해자들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무마조로 보상을 해주고 사고가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18차 당 대회에 주석단 중 한 명으로 참석 중인 장 회장은 지난 7월 말 이후 몇 주간 모습을 감춰 그가 외국으로 도피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CNPC 대변인은 “조사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장 회장이 평소대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링 부장은 이 사고의 여파로 당 중앙위원 선거에서 대표적인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콩 언론들도 “14일 열리는 중앙위원 선거에서 링지화를 비롯해 정치적으로 논란을 빚은 인물들이 탈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서 차액선거 비율이 확대되면서 링지화의 회생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 상태다. 당 중앙정치국 위원 입성을 바라보던 그가 지난달 당 중앙판공청 주임에서 물러나 통전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사실상의 좌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