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김주찬 50억 넘을까… 프로야구 FA시장 과열 조짐
입력 2012-11-14 21:28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과열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1명의 FA 자격선수를 공시한 이후 14일까지 3명의 선수가 계약을 마쳤다. FA시장의 대어로 꼽히던 이진영과 정성훈이 모두 소속팀인 LG에 남았다. 그리고 이정훈 역시 소속팀인 넥센과 계약을 마쳤다.
이제 남은 선수는 정현욱(삼성), 김주찬 홍성흔(롯데), 이호준(SK), 김원섭 유동훈 이현곤(KIA), 마일영(한화) 등 8명이다. 이중 롯데 외야수 김주찬과 삼성 불펜의 핵인 정현욱은 남은 FA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꼽힌다.
김주찬은 올 시즌 타율 0.294, 128안타, 5홈런, 39타점, 32도루를 기록했다. 7연속시즌 100안타 및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매년 3할과 30도루 이상이 가능한 김주찬은 테이블세터로서 제몫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비 범위도 넓다. 게다가 FA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데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것처럼 큰 무대에서 더 강하기 때문에 원래 소속팀인 롯데는 물론 한화, KIA, NC 등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두차례에 걸친 롯데와 김주찬의 연봉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롯데가 16일까지 김주찬과의 재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다른 팀들이 바로 달려들 것은 뻔하다. 이에 따라 김주찬이 지난해 이택근이 넥센과 체결했던 4년 50억원 계약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현욱 역시 모든 팀들이 눈독을 들이는 선수다. 자기관리로 정평이 난 정현욱은 140㎞ 후반대의 직구와 명품 커브로 삼성의 불펜을 이끌고 있다. 최근 구속이 다소 줄었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어느 팀에서건 불펜의 핵심요원이 될 수 있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정현욱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FA가 됐다. 병역비리 파문으로 인해 도중에 선수 생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FA가 된 만큼 몸값에 큰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마해영 이외에 단 한 번도 FA 선수를 내준 적이 없는 삼성은 정현욱과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 지금의 불펜을 유지하려면 정현욱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이 남은 협상기간 동안 어떤 조건을 정현욱에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주찬과 정현욱에 대한 현재 소속팀의 재계약 의지가 강하긴 하지만 두 선수가 자신의 몸값을 시장에서 직접 평가받기 위해 소속팀과의 계약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전력 보강을 위해 FA 영입을 선언한 팀들 사이에 양보없는 ‘쩐의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