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에 치이고 ‘경력’에 밀리고… 20대 후반 대졸 취업 최악
입력 2012-11-14 19:23
대졸 취업자들의 고용 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20대 후반 청년층의 고용 여건은 IMF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래 최악으로 나타났다. 고졸 취업은 정부의 열린 고용 확대 정책으로, 30대 고용률은 기업의 경력직 선호로 늘어나면서 이른바 ‘샌드위치 효과’ 때문이란 분석이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1000명 줄었다. 매년 10월만 비교했을 때 1998년 25만7000명 감소를 나타낸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20대 후반 취업자 수는 지난 1월 -8만1000명에서 출발해 5월 -11만6000명, 6·7월 각 -13만8000명, 8월 -16만5000명, 9월 -18만6500명 등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반면 지난달 20대 초반(20∼24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7000명 늘어났다. 올해 들어 매월 7만명 이상 증가세를 기록할 정도로 20대 초반의 고용실적은 괜찮았다.
20대 후반의 고용 부진은 이명박 대통령이 고졸 채용을 강조한 뒤 공기업 중심으로 고졸자 채용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취업문이 좁아졌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또 경기회복세가 지연되자 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루고 경력직을 뽑고 있는 것도 20대 후반의 일자리를 줄였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대 초반은 고졸자 채용 분위기 확산으로 괜찮게 나온 것 같고, 20대 후반은 전 연령층을 보더라도 안 좋게 나왔다”면서 “특별히 관심을 두고 대응책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출산율 감소로 청년층 인구 자체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경제가 활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젊은층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 가능인구 비중은 2011년 72.5%에서 2060년 52.3%로 20.2%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