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토끼 몰이 바쁘다 바빠”… 월드컵대표 복귀 이동국 K리그 우승·득점왕 은근 기대
입력 2012-11-14 19:21
프로축구 K리그에서 요즘 이동국(33·전북 현대)만큼 몸과 마음이 바쁜 선수가 또 있을까? 국가대표로 다시 발탁돼 14일 호주와의 평가전에 출장했다. 소속 팀 전북의 K리그 역전 우승을 이끌어야 하고 개인 기록도 챙겨야 한다.
전북은 39라운드를 치른 14일 현재 22승11무6패(승점 77)로 1위 FC서울(24승9무5패·승점 81)에 승점 4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현재로선 1경기를 덜 치른 서울이 우승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남은 경기에서 서울이 연패하고 전북이 연승한다면 순위는 뒤집힐 수 있다. 전북의 시나리오는 25일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반드시 이겨 역전 우승 드라마를 쓰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국의 득점포가 식으면 안 된다. 이동국은 최근 8경기에서 8골을 뽑아냈다.
이동국에겐 팀의 우승만큼 득점왕 타이틀도 중요하다. 14일 현재 이동국은 22골을 기록 중이다. 득점 선두 데얀(27골·서울)과는 5골 차. 이동국은 데얀과 세 번째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9년 이동국은 21골로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 데얀은 14골로 2위에 머물렀다. 2011년엔 데얀이 24득점으로 이동국(16득점)을 8골 차로 제치고 첫 득점왕에 올랐다.
데얀은 국내 프로축구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득점왕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앞으로 2골만 더 터뜨리면 김도훈(42) 성남 일화 코치가 2003년에 세운 K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도 넘어선다. 당시 김도훈은 44경기에서 28골을 넣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국내파 공격수인 이동국은 데얀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질 수 없다. 계절도 이동국 편이다. 데얀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과 8월에 11득점을 올렸지만 10월 이후 2득점에 그쳤다. 반면 7월과 8월 2득점에 그친 이동국은 날씨가 서늘해진 9월 이후 8골을 터뜨리며 활발하게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6월 24일 경남전 해트트릭을 비롯해 4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또 3경기 이상 연속골을 기록한 것이 4차례에 이른다. 몰아넣기에 능하다는 얘기다. 세 마리 토끼를 쫓는 이동국의 발끝에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