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도 학부모 허리 휜다… 한달 학원비가 예체능 실기 300만∼400만원 면접·논술 200만원
입력 2012-11-14 21:18
대학 시각디자인과 입학을 준비 중인 송모(18)양은 최근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대구에 사는 송양은 입시를 위해 지난 1년간 매달 45만원의 수강비를 미술학원에 지불했다. 1학기 수시를 준비할 때는 특강비로 150만원, 수시원서비로 30만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송양이 수능시험 이후 실기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에 추가로 내야 하는 돈은 380만원이다. 송양은 “혼자 준비하자니 불안하고, 학원비를 달라고 하자니 어려운 형편에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능 후 전형 과정 준비를 위한 사교육비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면접학원과 논술학원은 한 달 학원비가 평균 200만원을 웃돌았다. 실기시험이 중요한 예체능 계열의 경우 평균 학원비가 대학 한 학기 등록금 수준인 300만∼400만원에 육박한다.
14일 국민일보가 서울시내 주요 학원들의 교습비를 조사한 결과 수능 이후 논술·면접학원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비싼 학원비에도 논술과 실기 시험을 통해 부족한 수능 점수를 만회하려는 학생이 한꺼번에 몰려 자리 부족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한 논술학원은 3시간짜리 강의 1회에 15만원을 받고 있다. 제대로 된 논술 준비를 위해 이 강의를 10회 이상 들어야 한다는 게 학원 측 설명이다. 또 다른 논술학원의 경우 한 달 학원비가 220만원이었지만 빈자리가 없었다. 학원 측은 “수업을 들으러 지방에서 올라 온 학생들로 근처 원룸은 이미 가득 찼다”고 전했다.
예체능 계열의 교습비 인플레는 더욱 심각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수능 이후부터 실기시험을 마치는 내년 1월까지 3개월간 지불해야 하는 학원비는 평균 400만원 선이다. 한 미술학원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원에 있기 때문에 학원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대 1 레슨이 이뤄지는 음대 입시의 경우 평균 과외비용이 시간당 10만∼15만원 수준이었다. 수험생들은 1주일에 3회, 1시간씩 레슨을 받는데 이를 계산하면 1주일에 45만원, 한 달이면 180만원이다. 특히 작곡 전공의 경우 과목이 세분화돼 있어 레슨비도 3∼4배 비쌌고, 악기 전공자들은 반주자 비용으로 한 달에 30만∼50만원씩 추가로 내야 했다.
김승현 사교육없는세상 정책실장은 “면접 평가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보니 학생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컨설팅 학원까지 다녀야 한다”며 “사교육 없이는 입학이 어려운 현재의 예체능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