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과 특허소송 계속”… 유럽 이어 美 법원서도 반전 국면

입력 2012-11-14 19:01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IT·모바일 담당 무선사업부 신종균 사장이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 사장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으로 출근하며 애플과의 로열티 합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HTC가 애플에 3000억원을 내기로 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협상)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애플과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10일 공동성명을 통해 10년간 특허권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HTC가 애플에 지급할 연간 로열티 추정치는 약 30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신 사장의 발언 배경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삼성이 애플과의 정면승부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최근 영국항소법원에서 애플의 사과문을 받아내고 독일,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지역에서도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다음 달 판결을 앞둔 미국 법원에서의 소송도 배심원장 벨빈 호건의 자격 문제가 불거지며 삼성에 유리한 국면이다.

업계 지위에서 삼성과 HTC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올 3분기만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5630만대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HTC는 같은 기간 730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최근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은 시장조사업체 ‘스턴에지’의 쇼 우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HTC가 안드로이드폰 한 대를 팔 때마다 애플에 로열티로 최대 6∼8달러를 지급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분석을 삼성에 적용하면 분기당 로열티 액수가 3억5000만∼4억5000만 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이 이미지와 금전상의 손해를 보면서 굳이 애플과 합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