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CJ, 호암 추도식 앞두고 티격태격
입력 2012-11-15 00:50
유산 상속 문제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그룹과 CJ그룹이 이번에는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모식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추모를 한다면서 이렇게 티격태격하는 것은 추모 대상인 이 선대회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CJ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9일로 예정된 이병철 회장 추모식 행사 주관자인 삼성 호암재단이 지난 6일 ‘가족행사는 없으며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예정된 삼성그룹 참배 이후 범삼성가 다른 그룹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고 정문으로는 출입할 수 없으며 이 회장 생전 가옥인 선영 내 한옥은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CJ는 “지난 24년 동안 정문 및 한옥을 통해 선영을 참배했으며 맏며느리인 이재현 CJ 회장 모친 손복남 CJ 고문은 한옥에서 추모식 음식을 준비해왔다”면서 “‘뒷문으로 왔다 가라’는 삼성의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와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CJ는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용인 선영에서 별도의 추모식을 가질 계획이기 때문에 정문 출입과 한옥 사용을 삼성 측에 거듭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은 “호암재단이 선영 참배를 막은 적이 없고 CJ가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펄쩍 뛰었다.
삼성은 “한옥은 영빈관으로 추모식 음식을 준비하는 곳이 아니며 음식도 호암재단이 준비한다고 사전에 알렸기 때문에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면서 “선영에 정문은 없으며 CJ를 비롯한 범삼성가에 선영에서 가장 가까운 진입로를 안내해준 것”이라고 강변했다.
유산 상속 소송으로 촉발된 삼성과 CJ 간의 갈등이 여론의 눈총에 한동안 잠잠하더니 추모식을 계기로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