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 논리적 설득에 자신감-安, 특유의 감성 화법 무기
입력 2012-11-14 19:39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간 TV토론이 단일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안 후보 측이 협상팀 모독과 양보론 유포를 이유로 14일 단일화 룰 협상 중단을 선언했지만 단일화 약속이 파기되지 않는 한 TV토론 합의는 유효하다.
두 후보 모두 정치 경력이 짧아 과거 대선 후보들에 비하면 TV토론에 능숙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이미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10여 차례 실전 TV토론을 경험해 “안 후보보다는 나을 것”이란 자신감이 붙어 있다.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TV토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토론 스타일은 ‘논리적 설득형’이다. 어차피 기성 정치인들처럼 열정적으로 호소하는 데 익숙하지 않으니 ‘진정성을 담아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자’는 게 문 후보 생각이다. 실제로 TV토론을 거치면서 ‘문재인=진정성’이라는 이미지가 많이 형성돼 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연습을 통해 정책과 비전을 설명하는 본인만의 스타일을 개발했다”며 “속 시원히 공격하기보다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네거티브를 안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소 딱딱하고, 임플란트를 한 탓에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있다. TV토론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국정경험 등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TV토론을 생전 처음 해보는 안 후보 측은 긴장이 감돈다. 안 후보는 전날 서울시내 한 스튜디오에서 대역을 상대로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국민일보 11월 14일자 4면 단독보도).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시간이 없어서 앞으로는 (리허설을) 못할 것 같다”며 “1분, 1분30초, 3분 그런 시간 지키기 룰 속에서 어떻게 충분히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가를 염두에 두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처음이라 걱정은 되지만 곧 자연스러운 ‘안철수 스타일’을 찾을 거라고 기대한다. 특히 안 후보가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대담 형식으로 만들면서 생각과 정책을 가다듬었고, 분야별 포럼 교수들과 다양한 토론을 거쳐 대선 공약집을 만든 경험이 TV토론에서 큰 자산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청춘콘서트나 강연을 통해 질문자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답변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청춘콘서트, 출마선언문 등에 나타난 특유의 감성적 화법이 치열한 토론에서 빛을 발하리란 관측도 있다. 다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목소리에 힘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TV토론에서는 정치쇄신과 미래비전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TV토론에서 밋 롬니 후보에게 한 차례 졌듯 토론을 잘한다고 해서 이기는 건 아니다”며 “결과에 따라 지지 후보가 바뀔 수 있어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