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포커스] 安 ‘양보론’에 발끈… 룰협상 중단
입력 2012-11-14 21:59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이 14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 룰 협상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문 후보 측이 ‘안철수 양보론’을 비롯해 각종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단일화 협상 착수 이후부터 안 후보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반전을 꾀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협상 파기 가능성을 지렛대 삼아 유리한 단일화 룰을 얻어내려는 포석일 수도 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오후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 측의 신뢰를 깨는 행위가 한두 번이 아니어서 단일화 협의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단일화 룰 협상팀장인 조광희 후보비서실장도 오전에 열린 문 후보 측과의 2차 협의에서 “문 후보 측이 신뢰를 깨고 있는 데 대해 가시적인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안 후보 측이 발끈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문 후보 측 인사들이 ‘안철수 양보론’을 지속적으로 거론하고 있으며, 백원우 정무특보 등 친노무현계 인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안 후보 측 협상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이 새누리당 출신”이라고 인신공격을 하는 동시에, 두 후보 간 비공개 대화를 왜곡한 유언비어를 조직을 동원해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이런 행위들은 단일화를 해치는 행위다. 민주당의 조직 동원 세몰이가 도가 지나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본부장은 ‘단일화와 관련된 (양측의) 기존 합의를 깰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민주당의 답을 기다린다는 말을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문 후보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당혹해하고 있다. 부산을 방문 중인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난감하네요. 뭔가 오해가 있었다면 빨리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우리는 안 후보를 자극하는 발언에 신중을 기해 왔다”며 “후보 단일화는 국가 안위가 달린 중요한 과제이므로 협상은 중단 없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