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8차 당대회 폐막] ‘富와 권력으로의 통로’ 태자당 전성시대 예고

입력 2012-11-14 19:24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새 중국 지도부의 출범으로 중국 공산당 원로들의 자제를 일컫는 태자당 인사들이 ‘공산 귀족’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에 이은 제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거쳐 태자당 출신의 시진핑(習近平)이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고 태자당 출신 2명이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함으로써 태자당의 부상이 절정에 달하게 된다고 평했다.

실제로 인면(人面)과 관계(關系)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태자당 대다수는 국유기업을 비롯해 금융 통신 문화 등 유망 사업 분야에서 중추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들은 막대한 이익이 오고 가는 로비업계에도 깊숙이 관여해 부와 권력에 접근하는 통로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NYT는 시진핑이 전방위적인 태자당 인맥을 바탕으로 공청단 출신 후진타오(胡錦濤)에 비해 국가 운영에 있어 유리한 점도 많지만, 그런 관계망이 도리어 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신문은 예젠잉(葉劍英)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자녀들이 태자당 모임을 주선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태자당이 정치 개혁의 필요성은 공유했지만, 정작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정치적 과제에 있어서는 서로 불협화음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중국 10대 혁명원로인 예 전 군사위 부주석의 자녀들은 지난해 문화혁명 수습에 참가했던 원로들의 자녀들을 모아 태자당 회동을 가진 바 있다. 개혁파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장남 후더핑(胡德平) 정협 상무위원이 정부와 재계에 대한 공산당의 지배력 제한을 주장하자 다른 태자당들이 반발하며 모임이 둘로 쪼개지고 말았다. 경제 분야의 최고 기득권에 편입된 태자당이 경제적 이권을 잃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중국 중앙권력에 진입하기 시작한 태자당은 성장과정에서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체험했던 세대다. 정규교육에서도 소외되며 유소년기에 기층민중의 삶을 정책적으로 ‘강요’당했던 이들도 많다. 이들에게는 ‘친화적’이지만 ‘배타적’이라는 엇갈린 평가도 따라다닌다.

태자당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중국의 한 고위 언론인은 NYT에 “(태자당은) 공산 혁명이 만든 최악의 국면까지 목격한 격동의 세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단 한 가지 배운 것은 가족만 믿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