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日장기불황 전철 밟는 중” 앨트먼 뉴욕대 교수 지적

입력 2012-11-13 19:12

세계 경제 침체 국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외 경제가 요동치면서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고, 이웃 일본은 대지진 이후 최악의 경기 후퇴라는 쓴맛을 보고 있다. 한국이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세계 경제 동향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자동차산업을 포함한 자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강화할 전망”이라고 보고했다. 재정절벽 등 자국 내 문제가 해결되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을 위해 보호무역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환경규제 강화를 자주 언급했기 때문에 관련된 보호 조치를 예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연구원은 “특히 자동차 휴대전화 등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을 주요 기술적인 규제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간 무역 분쟁의 간접 파급 영향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웃 일본의 경제지표는 추락 수준의 위축세를 나타내 대외 경제 변동성을 높였다. 일본의 3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를 나타냈다. 2분기보다 수출(-5.0%)과 민간수요(-0.6%)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급격한 위축세를 보인 것이다. 일본은행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측치로 올해 1.5%, 내년 1.6%를 내놓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 경제의 급격한 위축은 유럽발 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외 경제 주체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대니얼 앨트먼 미국 뉴욕대 교수는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를 통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가장 가까운 나라가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급격한 도시화와 저임금에 의존한 수출 위주의 성장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일본이 장기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 전철을 똑같이 밟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앨트먼 교수는 “지금 한국은 이웃나라 일본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최선”이라며 “경제를 개혁하고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정수 김지방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