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폐암 치료 청신호… 세브란스병원·연세대 교수팀, 내성 발생과정 규명

입력 2012-11-13 19:05

최신 표적 항암제에도 잘 듣지 않는 난치성 비흡연 폐암 환자 치료에 청신호가 켜졌다.

세브란스병원 폐암전문 클리닉 조병철 교수팀과 연세대 생화학과 하상준 교수팀은 차세대 폐암 표적 치료제의 내성 발생 과정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간 2만명에 달하는 국내 폐암 환자의 약 30%(6000여명)는 흡연과 상관없이 ‘상피세포 성장인자(EGFR)’라는 유전자 돌연변이 탓에 발생한다. ‘EGFR’을 타깃으로 하는 1세대 표적 항암제 ‘이레사’와 ‘타세바’가 나와 있다. 하지만 이들 항암제는 초기 반응은 매우 좋다가 평균 8∼10개월 후에는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현격히 떨어진다. 때문에 2세대 EGFR 표적 항암제 개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1세대 표적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암 세포와 생쥐 모델을 통해 암의 성장·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내 단백질(IL-6/JAK/STAT3)을 억제했을 때 2세대 EGFR 표적 항암제 후보 물질(아파티닙)에 대한 내성 발현이 억제돼 항암 효과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 성장과 전이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로 이미 개발돼 다른 질환 치료에 쓰이고 있는 ‘룩소리티닙’을 사용했다.

조 교수는 “2세대 표적 항암제와 룩소리티닙을 병용하면 내성을 막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내년 초에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초기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암 치료 분야 학술지 ‘분자 암 치료’ 최신호에 실렸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잉겔하임이 개발 중인 경구용 항암제 ‘아파니팁’과 노바티스의 골수섬유증 치료제인 ‘룩소리티닙’을 병용해서 내성 기전을 억제하고 표적 치료제의 효과를 향상하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