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천연가스요금 조작 의혹… “6개 대형 전력회사 주도” 첩보

입력 2012-11-13 18:59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 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영국이 이번에는 천연가스요금 조작 의혹으로 발칵 뒤집혔다. 가디언지는 12일(현지시간) 영국 금융감독청과 가스전력시장국이 도매 가스요금이 정기적으로 조작됐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의혹이 제기된 것은 유럽선물거래소 천연가스 가격 지수인 NBP(National Balancing Point)로, 미국의 ‘헨리 허브’와 함께 국제 천연가스 단기계약 기준이 되는 지표다. NBP의 영향을 받는 천연가스 시장은 연간 3000억 파운드(519조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요금 조작에는 영국 6대 전력회사 상당수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회사들은 천연가스 요금을 토대로 전기요금을 산정한다.

천연가스 가격 정보를 관리·산정하는 기관 중 하나인 ICIS 헤렌에서 9개월 동안 근무한 세스 프리드먼은 가디언에 지난 9월 28일 천연가스 가격 조작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날 NBP는 4시30분부터 30분간 약 1.7% 하락하는 이상 현상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ICIS는 당시의 거래가 “비정상적”이었다고 인정했다.

프리드먼은 “대형 기업들이 가격을 조작하며 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시장 관계자 사이에선 가격 조절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가스요금 담당자들은 거래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의 정보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영국 정치권과 금융계에 리보금리 조작 사건과 맞먹는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으로 보인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