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2012년말 승부수는 ‘부분변경’

입력 2012-11-13 18:58

기아자동차가 13일 준대형 세단 K7의 부분변경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이름은 ‘더 뉴 K7’으로 정했다. 엔진 등 내부는 건드리지 않고 외관 디자인과 실내 공간을 바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후측방 경보시스템 등 안전사양과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 등 편의사양이 강화됐다. 이삼웅 기아차 사장은 “품격 있는 스타일과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준대형의 가치를 재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산차는 유독 부분변경 모델이 많았다. 지난 7일 출신된 르노삼성의 중형세단 ‘뉴 SM5 플래티넘’도 얼굴만 바꾼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9월에도 SM3 부분변경 모델 ‘뉴 SM3’를 선보였다. 현대차도 올해 신형 싼타페 및 에쿠스의 부분변경 모델과 왜건이던 i40를 세단으로 바꿔 내놓았다. 쌍용차 역시 렉스턴의 변경 모델 렉스턴W로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하반기 국내 메이커의 신차는 기아의 K3 정도다.

부분변경이 많은 건 불황과 관련이 깊다. 수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인 신차를 내놓는 모험을 택하기보다, 안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하자는 보수적 마케팅의 일환이다. 물론 고객 요구사항을 피드백 차원에서 착실히 업그레이드한다는 의미도 있다.

대신 작명하는 데 골머리를 앓는다. ‘더 뉴∼’, ‘올 뉴∼’, ‘∼플래티넘’ 등등 메이커별로 나올 수 있는 건 다나온 상황이다. 기아차 서춘관 상무는 K7과 관련 “엔진까지 바꿨다면 ‘올 더 뉴’가 됐겠지만 외관만 바꿔 ‘더 뉴’다”라고 말했다.

국산차가 주목받는 신차를 내놓지 못하는 사이 수입차는 새 차를 들여와 맹렬하게 내수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혼다는 이달 말 미니밴의 대명사 오딧세이와 다음 달 글로벌 베스트셀링 세단 어코드의 풀 체인지 모델을 선보인다. 도요타는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와 함께 9월부터 2∼3주 간격으로 계속 신차를 선보이고 있으며, BMW와 폭스바겐도 한 달에 한 대 꼴로 새 차를 출시했다. 수입차 관계자는 “통상 9월 이후엔 내년도를 염두해 신차 발표를 미루지만 3000∼5000만원대 구매를 원하는 3545 전문직 계층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 메이커별로 경쟁이 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