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혹한기… 영업익 40% 곤두박질

입력 2012-11-13 21:23


건설사들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해외 수주에 매달리고 있지만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사들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이내 건설사 중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6개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총 5714억3600만원이다. 6개사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합계인 9547억8400만원보다 40.15%나 감소한 수치다. 반면 이들 건설사의 3분기 매출은 13조4982억원으로 지난해 11조3648억2200만원보다 18.7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별로는 현대산업개발(-75.10%)과 GS건설(-73.80%)의 영업이익이 70% 이상 떨어졌고 삼성물산(-50.40%), 대우건설(-24.90%), 현대건설(-19.20%), 대림산업(-13.80%) 등 나머지 회사들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면치 못했다.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급감한 것은 해외 건설시장에서 대형 공사를 따내기 위해 과당경쟁을 벌인 후유증이란 지적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우리 업체들끼리 해외 시장에서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인 데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유럽 건설사들이 전보다 가격을 낮춰 중동 등을 적극 공략하는 바람에 우리 기업들의 출혈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동 등 국외 시장에서 우리 업체가 따낸 공사의 마진율은 최고 20%를 넘나들 정도였지만 지난해부터 10% 안팎으로 떨어졌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계속되는 데다 주택경기 한파 지속으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 건설사들이 분양물량 자체를 계속 줄여 아파트 분양 후 2∼3년 뒤 준공 시점에 많은 돈을 확보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 2일까지 서울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일반분양 물량을 집계한 결과 올해 실적은 31개 단지, 6438가구에 그쳤다. 이는 2003년 이후 분양실적이 가장 낮았던 2006년의 6918가구에도 못 미쳐 올해 분양실적 최저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일반분양 물량은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1만1527가구와 1만1777가구씩 공급됐다. 그러나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져 올해는 1월과 9월에 아예 분양시장이 열리지 않는 등 물량이 급감했다. 11월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연초에 비해 4.28% 떨어져 2011년 하락률(-2.33%)의 배 가까이 빠졌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