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적격대출로 갈아타기 열풍
입력 2012-11-13 18:44
서울 화곡동에 사는 장석호(47)씨는 최근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았다. 5년 전에 받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근 인기가 좋다는 ‘적격대출’로 갈아타기 위해서다. 연 6%대에 1억3000만원을 빌린 장씨는 그간 이율이 움직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장씨는 “금리가 내려가면 좋지만 언제 다시 오를지 몰라서 불안하다”며 “주변에서 금리가 낮은 데다 움직이지 않는 적격대출로 갈아타라는 권유가 많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적격대출 갈아타기 붐이 일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가산금리가 더 떨어져 적격대출 최저금리가 3%대로 떨어진 덕이다.
실제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9월 말까지 전체 적격대출 중 신규 대출은 36.2%에 불과했지만 갈아타기 대출은 63.8%를 차지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3일 적격대출인 ‘씨티 뉴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최저금리를 연 3.99%로 내렸다고 밝혔다. 최근 SC은행과 우리은행의 적격대출도 최저 금리가 각각 연 4.02%와 4.04%로 내려갔다. 같은 조건의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금리(연 4.1%)보다도 0.1% 포인트 정도 낮다.
적격대출 금리가 내려가는 건 적격대출의 자금조달 금리를 정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의 발행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적격대출은 은행이 대출을 판매하면 이를 채권으로 만들어 주택금융공사에 넘기고 공사는 이를 MBS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MBS 발행 금리가 낮으면 적격대출 금리도 떨어진다.
MBS 금리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국채금리가 낮아진 데다 투자 여건 개선으로 가산금리도 떨어져 상당히 내려갔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적격대출 금리는 기준금리가 내려간 것보다 더 떨어졌다”며 “지난해 약 0.45% 포인트였던 가산금리가 올해 0.3% 포인트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