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담합 한국기업 벌금 1조7300억원 넘어 세계 2위
입력 2012-11-13 18:42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담합으로 지금까지 부과 받은 벌금이 12억7167만 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1조73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사건 벌금 부과금액 상위 10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이 3곳으로 가장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발표한 ‘미국 법무부의 카르텔 법집행 현황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국 기업은 1996년 라이신 가격 담합으로 CJ제일제당이 157만8000달러의 벌금을 받은 이후 지난해까지 화학과 전자부품 분야 10개 기업으로 늘어났다. 특히 2005년 이후 벌금 총액이 12억6700만 달러로 규모가 커지면서 국가별 벌금 부과총액도 일본 13억6570만 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벌금 부과액 상위 1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LG디스플레이(LCD 담합·4억 달러), 대한항공(운송료 담합·3억 달러), 삼성전자(D램 담합·3억 달러) 등 3곳으로 가장 많았다. 대만이 2곳이었고, 일본 스위스 프랑스 독일 등의 기업이 각각 1곳이었다.
미국 외에 유럽연합(EU) 시장에서도 2000년 이후 담합으로 4억3517만 유로(약 65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는 등 최근 국내 기업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공정위는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담합에 참여할 유혹 또한 커지고 있다”면서 “미 정부의 담합 감시와 처벌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정위 문재호 국제카르텔 과장은 “국외 영업을 하는 대부분의 우리 기업이 중국을 생산기지 등으로 활용하고 있어 중국 내 담합에 대한 미 정부의 감시 강화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