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처음으로 호주 연합교회서 안수받은 지태영 목사 “제2 목회인생, 차세대 기독리더 양성에 헌신”

입력 2012-11-13 18:20


한국인 최초로 호주 연합교회(Uniting Church in Australia)에서 안수를 받은 지태영(72·사진) 목사는 지난 9월, 25년여의 호주 목회를 마치고 귀향해 호주 선교사가 세운 미션스쿨에서 제2의 목회 인생을 살고 있다. 그의 새로운 비전은 한국의 차세대 기독리더 양성이다. 호주 연합교회는 호주 내 장로교, 감리교, 회중교회가 연합해 만들어진 호주 내 3대 교단이다.

지 목사는 1980년, 불혹의 나이에 오른 호주 유학시절 ‘이민사회를 섬기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당시 호주 한인교회에 한국에서 목회자들이 청빙됐는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았다”며 “호주에서 공부한 목사가 한 명쯤 있어야 호주 교포들이 어렵고 힘든 이민 생활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백호주의가 교계까지 뿌리 깊게 자리했던 1980년대 호주에서 한국인이 호주 목회자가 되는 길은 평탄치 않았다. 결국 1년간 진행된 6차례의 심층 면접과 신체검사, 정신질환 조회까지 모두 통과한 뒤에야 호주 연합교회가 선발한 첫 한국인 목사 후보생이 될 수 있었다.

머독대학교(Murdoch University)에서 진행된 호주의 목회자 교육은 흥미로웠다. 호주는 3대 종단인 성공회와 연합교회, 가톨릭이 함께 신학생을 교육한다고 한다. 기독교 사상의 공통된 뿌리 위에서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 지 목사는 “가톨릭 신부와 함께 성찬을 하고, 서로의 교회를 교환 방문하기도 했다”며 “‘다름’은 인정하되 필요한 것은 서로 차용하자는 교육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신학생들도 타 교단의 신학도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장로교의 연합 움직임에 대해서는 “여유를 가지라”고 지 목사는 주문했다. 그는 “호주의 3개 교단이 모여 연합교회가 만들어지기까지 70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한국의 신학자들이 호주 연합교회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받으면 (연합 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 목사는 67세 은퇴 시까지 한인교회 4곳을 섬겼다. 은퇴 후에는 교단 본부의 요청으로 중국과 몽골, 북한 등을 오가며 신학교 강의와 우물개발 사업 등의 활동을 했다.

그의 새로운 사역지인 창신대학교(총장 나상균)는 경남지역(부산 제외)의 유일한 기독교 대학으로 내년부터 4년제 대학이 된다. 지 목사는 “새로운 출발의 시점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 정신의 회복”이라며 “한동대와 옌볜과기대처럼 훌륭한 차세대 기독 리더를 키워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