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차원 높은 감사
입력 2012-11-13 18:09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
오늘날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위기는 안보의 위기도, 경제의 위기도, 도덕적 타락의 위기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감사를 잃어버렸다는 데 그 위기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한 것도 아니고 바울처럼 그런 정도의 불의한 고난을 당한 것도 아닌데 우리들 마음은 왜 그렇게 분노와 미움으로 얼룩지고 파괴되고 침몰해가고 있습니까. 우리는 예수님이 감사하라면 감사해야 할 것이고 사도 바울이 감사하라면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감사는 어떤 감사이겠습니까.
감사의 차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여러 가지 차원의 감사 가운데 가장 저급한 차원의 감사는 ‘비교 우위적 감사’입니다. 내가 좀 더 가진 것이 많고 내가 좀 더 낫다고 느낄 때 쉽게 가질 수 있는 감사입니다. 누가복음 18장을 보면 바리새인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다른 사람과 같지 아니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승진했기 때문에 승진 못한 다른 사람들을 보니 감사하고, 내 아이가 대학에 들어갔으니 떨어진 이웃집 아이를 바라보며 감사하고. 남들처럼 실패하지 않고 사업에 성공했기 때문에, 남들처럼 병들지 않고 건강하기 때문에 하는 이런 감사를 가리켜 비교 우위적 감사라고 합니다. 우리의 감사는 좀 더 성경적이고 순수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저급한 차원의 감사는 ‘상대적 차원의 감사’입니다. 이것은 많이 받았으면 많이 감사하고 적게 받았으면 적게 감사하는 것입니다. 있으면 감사하고 없으면 불평합니다. 병이 나았다고 감사했지만 다시 아프면 투정합니다. 사업이 잘되었다고 감사했는데 사업이 실패했으니 원망합니다. 많게 하신 이유가 있다면 적게 하신 이유도 있고, 주시는 이유가 있다면 빼앗아 가시는 이유도 있을 터인데 우리는 너무나 우리의 생각대로 기쁨과 감사를 잃어버릴 때가 참 많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을 기쁘게 그리고 감사하며 살아가려면 잃어버린 것과 어차피 잃어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과감한 포기가 있어야 합니다. 재물, 직장, 건강, 지위, 명예, 우정, 젊음, 또 우리들의 생명은 언젠가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영원히 붙잡고 있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집착해서 기쁨도 감사도 잃어버리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높은 차원의 감사는 ‘절대적 감사’입니다. 이것은 정말 차원이 높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오늘 본문 말씀처럼 범사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뜻은 항상 감사하라는 말입니다. 어떤 때에도 어떤 경우에도 감사하라는 말입니다. 문제 가운데서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문제 안에서 나를 다루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을 때도 감사하고 평범한 일에도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문제가 아니고서는 내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귀한 그릇으로, 멋진 조각으로, 예술품으로 빚어질 수 없기 때문에 문제로 나타나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문제가 있을 때도 감사하고. 평범한 날에도 감사하는 차원 높은 감사가 2012년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삶 속에 언제나 계속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광민 합동총회신학신대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