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역대 대선 들여다보니… 극과극 표심 속 후보따라 미묘한 변화
입력 2012-11-13 19:37
역대 대선에서 부산·경남(PK)과 광주·전남의 표심(票心)은 각각 서로 다른 후보에게 몰표를 던지는 행태를 보여 왔다. 지난 세 번의 대선 또한 서로 엇갈린 몰표 행태는 그대로였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표심 변화도 있었다. 그 변화가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15·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잇따라 간발의 차로 패했다. 그는 두 대선 모두 광주·전남에서 득표율 5%를 넘기지 못했다. 1·2위 간 표차가 39만557표(15대), 57만980표(16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 지역에서의 참패가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호남에서 좀더 많은 표를 얻었다면 이길 수도 있는 선거였다.
17대 대선에서 호남은 15·16대 대선과 다른 표심을 보였다. 야권 성향 표심은 이어졌지만 강도는 달랐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10%에 가까운 득표를 이뤄낸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8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16대 대선에서 78.1%였던 광주의 투표율은 17대 대선에서 64.3%로 13.8% 포인트나 떨어졌다. 부산 출신(노무현 후보)이라도 될 후보는 확실히 밀어줬던 호남 표심이 17대 대선에서는 시들해졌던 것이다.
PK 지역은 보수 진영 후보한테 표를 몰아줬었다. 세 번의 대선에서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50%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하지만 어느 후보도 70%를 상회하지는 못했다. 15대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와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보수 표를 나눠 가지면서 호남과 같은 압도적 몰표 현상은 생기지 않았다. 특히 16대 대선에서는 진보 진영의 노무현 후보가 PK에서 30% 가까운 득표를 한 게 대선 승리에 결정적 요인이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