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단일화 TV토론’ 합의하던 날… 安, 대역 놓고 발빠른 실전 리허설

입력 2012-11-14 02:10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13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과 TV 토론을 실시하기로 한 시각 서울시내 한 스튜디오에서 대역(문 후보 역할)을 앞에 두고 TV토론 리허설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미리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안 후보 측 조광희 비서실장이 각각 팀장을 맡은 ‘단일화 실무단’은 오후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어 TV토론 등에 합의했다고 양측 진성준,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두 후보 측은 “국민이 감동하는 아름다운 단일화가 되기 위해 상호존중 정신을 일관되게 견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TV토론을 실시하고 합의 도출 때까지 매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열어 단일화 방식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매일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공식 발표 이외 사항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익명의 관계자 발언은 공식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비공식적으로 흘러나오는 내용이 양측의 신뢰를 깨고 협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양측 합의에 따라 단일화 방식은 TV토론 후 평가 등이 포함된 ‘여론조사+α’가 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안 후보와 문 후보의 맞짱 TV토론은 오는 21일이 거론된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수차례 TV토론을 해 본 문 후보에 비해 안 후보는 경험이 없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그래서) 후보가 대역을 놓고 실전 연습을 했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TV토론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TV토론에 앞서 20일 기자협회, 21일에는 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연속으로 나설 예정이다. 안 후보가 패널들과 진행하는 형태로 토론회에 나서는 것도 처음이다. 생중계되기 때문에 TV토론과 다름없다. 문 후보는 하루씩 앞선 19일 기자협회, 20일 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다.

여론조사의 경우 결국 문항설계를 어떻게 할지가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앞서 있고 박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일화 첫 실무협상은 3명씩 양측 실무단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반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문 후보 측은 박 위원장과 윤호중 전략상황실장·김기식 미래캠프 지원단장이, 안 후보 측은 조 실장과 금태섭 상황실장·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이 참여했다.

오전 상견례에서 박 위원장은 “국민이 공감하는 단일화, 국민이 참여하는 단일화, 국민이 지지하는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실장은 “박근혜 후보를 이기는 단일화, 국민이 이기는 단일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엄기영 임성수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