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이중수사 대립] “검찰이 수사 가로채갔다” 일선 경찰 밤샘 토론회 개최

입력 2012-11-13 11:24

김모 부장검사 사건 이중수사 논란과 관련, 일선 경찰관들이 검찰의 ‘수사 가로채기’라고 비난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밤샘 토론회를 열고 경찰이 검찰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전국 일선 경찰관들이 오는 16일 오후 8시부터 세종시 전동면에 있는 한 식당에 모여 ‘전국 현장 경찰관의 현안 긴급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의 글은 경찰 내부망과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에 공지돼 현재 경찰관들이 속속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경찰관들은 토론회에서 ‘경찰은 비리검사 수사를 할 수 없는가’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김 검사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검찰이 특임검사팀을 꾸린 것은 ‘수사 방해’라고 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를 갖겠다는 것이다. 토론회에는 형사법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검찰의 특임검사 지정 문제에 대해 자문을 하기로 했다. 한 경찰관은 “한국에서 검사의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 곳은 오직 검찰뿐”이라며 “경찰이 비리검사의 혐의를 확인해도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하는 현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글을 남겼다.

당초 토론회는 경찰을 간호사에 비유한 특임검사의 경찰 비하 발언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계획됐다. 그러나 한 경찰관이 “감정적으로 발끈하지 말고 경찰이 검사 비리를 수사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자”고 제안하면서 방향이 수정됐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