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대형마트 평일 자율휴업 ‘효과 의문’
입력 2012-11-12 21:49
지방자치단체의 대형마트 영업 제한 움직임 속에 충북 제천시와 이 지역 대형마트들이 ‘자율휴업’이라는 상생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이 아닌 평일에 자율휴업을 실시키로 해 지역 중소상인들이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계속 반발하고 있다.
청주지법은 12일 제천시내 대형마트 4곳이 법원의 조언을 받아들여 14일부터 매월 둘째·넷째 주 수요일에 자율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조정 절차를 거쳐 대형마트와 지방자치단체가 자율휴업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충북 도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천시는 지난 7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관내 4개 마트에 대해 의무휴업 행정처분을 내렸으나 법원이 마트 측의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의무휴업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형마트의 자율휴업 방침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상생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조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대다수 중소 상인들은 ‘허울뿐인 상생방안’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최윤정 사무국장은 “제천지역 대형마트가 평일에 자율휴업하는 건 중소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법원이 대형마트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마트의 자율휴업이 지역상생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과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형유통점 진출이 활발한 청주지역에서는 대형유통점과 전통상인들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흥덕구 비하동에 현대백화점이 문을 연 데 이어 롯데쇼핑몰까지 개장하는 등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인근 전통상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청주의 쇼핑 1번지인 성안길 로데오거리는 썰렁했지만 인근의 대형 쇼핑몰은 주차장이 부족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게다가 점포 판매사원들이 대형 쇼핑몰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소점포들은 판매인력 부족이라는 ‘이중고’까지 겪는 실정이다.
청주 성안길상점가상인회 이평주 회장은 “대형 쇼핑몰로 인해 골몰상권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자율휴업은 주말과 휴일에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