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암동 ‘백석동천’ 일대, 추사 김정희 별장 터였다

입력 2012-11-12 19:30


명승 제36호로 지정된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白石洞天)’ 일대가 조선 후기 서화가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의 별서(별장) 터로 확인됐다고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2일 밝혔다.

백석동천에 관한 기록으로는 서울시 발간 ‘동명연혁고(洞名沿革攷)’에 1830년대 중건(重建)됐다고 실린 대목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전 자료가 없어 누구의 별서였는지 분명치 않았다. 그러다 2012년도 명승 경관자원 조사 연구사업을 수행하면서 추사가 한때 이곳을 사들였다는 기록을 찾아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백석동천은 백석정(白石亭), 백석실(白石室), 백사실(白沙室) 등으로 불렸다.

조사결과 추사 문집인 완당전집(阮堂全集) 권9에서 “선인 살던 백석정을 예전에 사들였다”는 내용이 나왔다. 추사 자신이 붙인 주석(註釋·해설)에선 “나의 북서(北墅·북쪽 별장)에 백석정 옛터가 있다”고 한 대목도 발견됐다. 이어 관련 시 작품을 분석해보니 추사가 터만 남은 백석정 일대 부지를 사들여 별장을 새로 지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백사실 계곡으로 알려진 백석동천은 자연경관이 잘 남아 있고 전통조경 양식의 연못, 정자 터, 글자를 새긴 바위 등의 보존상태가 좋아 2008년 사적에서 명승으로 변경 지정됐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