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 수뢰의혹 검사 오늘 전격 소환 ‘속전속결’

입력 2012-11-13 00:46

현직 검찰 간부 A검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13일 오후 3시 A검사를 소환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특임검사팀은 A검사를 상대로 그동안 제기된 비리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특임검사팀은 A검사를 1~2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혐의가 확인되면 소환 즉시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강제지휘 대신 속전속결=특임검사팀은 이날 A검사에게 6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그의 동생인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A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 강모씨로부터 2억40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 대구지검 서부지청에서 조희팔 사건 수사기록을 송치 받았다.

검찰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대신 속전속결로 수사를 마무리하는 전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A검사 소환과 관련 “수사의 생명은 엄정함과 신속성”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발빠른 행보는 경찰이 A검사에게 16일까지 출석하라고 요구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자존심을 구겼다며 참담한 표정이다. 한 부장급 검사는 “경찰 주장대로라면 A검사는 사건 진행 중에 관계자와 돈거래를 한 것인데, 아직도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대검찰청 간부는 “경찰이 수사 단서를 잡았다면 비밀리에 수사해서 영장청구를 하면 될 텐데 이렇게 (언론에) 흘려서 검찰을 흠집 내는 데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겉으론 ‘여론은 우리편’=경찰은 A검사에 대한 비리 제보를 추가로 공개하면서 검찰을 압박하고 있지만 힘이 급격히 빠지는 양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어제 A검사가 2010년 특정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제보가 경찰에 들어왔다”며 “수사팀을 급파해 사건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제보 사실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중수사 형국인데, 제보가 경찰에 접수된 걸 보면 (제보자가) 경찰 수사를 더 믿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찰은 검찰의 송치지휘가 오더라도 일단은 거부한 채 수사를 이어갈 태세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이 A검사 사건에 대해 송치지휘를 하면 재지휘를 건의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경찰이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검찰이 A검사 신병을 선점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찰 수사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현실론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A검사 소환과 관련 “특임검사팀을 꾸릴 때부터 경찰 수사를 방해하고 자기들이 스스로 하겠다는 것 아니었겠느냐”며 “예고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간호사협회는 김수창 특임검사가 전날 ‘의사와 간호사’처럼 검찰이 더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경찰 수사를 지휘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대한간호사협회는 “상호신뢰 속에 쌓아 왔던 의사와의 협력관계를 해치고 간호사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위험한 발언”이라며 “간호 전문직뿐만 아니라 여성 전체를 비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주화 이용상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