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실적 모처럼 ‘반짝’… 빅3 창사 기념 행사 물량 공세에 매출 8∼17% 늘어

입력 2012-11-12 19:08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서서히 풀리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백화점이 11월을 시작하면서 공격적으로 펼친 창사기념행사 실적이 모처럼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빅3는 창사기념행사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업체별로는 롯데백화점 매출이 17% 올랐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10.5%, 8.1% 상승했다.

고무적인 것은 일년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던 의류 부문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롯데의 경우 여성패션(22%), 남성패션(21%), 아웃도어(73%), 스포츠(59%), 영패션(36%), 패션잡화(62%) 등 의류와 관련한 대부분 카테고리의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와 현대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의류 매출이 뛴 것은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의 경우 이상 고온현상으로 코트 같은 겨울옷이 잘 팔리지 않은 반면 올해는 갑자기 한파가 몰아치면서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의류업체들이 공격적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고객들의 발길을 잡은 것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백화점들은 여세를 몰아 겨울 상품 및 해외 명품세일 등을 통해 연말까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창립기념행사는 백화점들이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기념품 등 사은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해 매출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소비심리 회복과 매출 회복세 여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