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퇴우이선생진적’ 34억 경매 낙찰… 알고 보니 주인은 삼성문화재단
입력 2012-11-12 08:58
두 달 전 미술품 경매에서 34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은 보물 제585호 ‘퇴우이선생진적(退尤二先生眞蹟)’의 새 주인은 삼성문화재단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12일 “이 보물에 대한 소유권 변경 신청이 삼성문화재단 명의로 최근 접수돼 지난 5일 소유주 지정서를 재교부했다”고 밝혔다.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의 소유주나 보관 장소 등이 바뀔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문화재청에 신고해야 한다. 이전 소유주는 경기도 용인에 사는 이영재씨였다.
1000원짜리 지폐에 실린 조선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그림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 원본이 수록된 ‘퇴우이선생진적’은 지난 9월 K옥션 경매에서 치열한 경합 끝에 34억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 화첩은 국가지정문화재로는 국내 미술품 경매에 처음 등장한 보물이고, 고미술 부문 최고 낙찰가(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3월 18억원에 팔린 ‘백자청화운룡문호’)여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경매 당시 최종 낙찰자가 전화를 통해 참여한데다 낙찰자 신분을 밝히지 않는 경매사 규정 때문에 새 주인이 누구인지 베일에 가려져 왔다.
삼성문화재단은 “조선시대 서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소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매를 통해 낙찰받았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 화첩을 다른 문화재와 함께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 보관하면서 상설 또는 기획전을 통해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문화재단은 ‘퇴우이선생진적’을 확보함으로써 ‘고려청자 동화연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국보 133호) 등 국보 17점과 ‘신라시대 금귀걸이’(보물 557호) 등 보물 11점을 소장하게 됐다. 이건희 회장은 국보 30점과 보물 82점을, 부인 홍라희 리움 관장은 보물 5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