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 “국민경선 꼭 해야”-安 “경쟁력이 우선” 힘겨루기

입력 2012-11-12 18:51


야권 대통령 후보 단일화 룰 협상에 돌입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12일 첫 전화 예비접촉에서부터 기선잡기에 나서는 등 치열한 협상전(戰)을 예고했다. 특히 “국민참여경선을 꼭 해야 한다”는 문 후보 측과 “이기는 단일화가 최종 목표여야 한다”는 안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에 임하는 자세부터 많이 달랐다.

양측은 3명씩 협상팀을 임명하고 상견례를 겸해 전화 접촉을 가졌다. 정식 대면 협상은 13일부터 하기로 했다. 협상팀은 꾸렸지만 협상의 우선순위에 대해선 시각차가 크다. 문 후보 쪽은 일단 ‘단일화 방식’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여론조사만으로는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에 국민경선 방식을 꼭 관철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다. 문 후보 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이 직접 참여해 (단일후보를) 뽑는다는 원칙만 지켜지면 안 후보 측이 얘기하는 어떤 방식도 함께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쪽에선 TV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처럼 원하는 국민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과 인터넷 투표 등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방식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삼간 채 “본선 경쟁력이 우선”이란 얘기만 계속 쏟아내고 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에서는 ‘안철수 벽’ 때문에 박근혜 후보가 중도 확장에 실패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며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군지 가려내는 단일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의 말은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과도 직결돼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을 때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까지 포함시키면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경우가 많다. 안 후보 측은 이를 ‘역선택’ 결과라고 본다. 박 후보 지지자의 응답을 제외하면 안 후보가 상당히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박 후보 지지자에게 야권 단일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냐고 묻는 게 참 이상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국민경선 방식을 채택할지 말지도 넘어야 할 큰 산인데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도 양측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후보 적합도’를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가 안정감과 후보 적합도 때문에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항설계는 ‘TV토론 뒤 배심원단 여론조사’ 등을 할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어서 그만큼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

협상의 막이 오르면서 장외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본부장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시민단체 주최의 ‘후보 단일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민경선이 물 건너갔다고 하는데 예단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을 참여시킬지를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길 수 있는 단일화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병호 임성수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