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총서기직 물러나는 후진타오 “군사위 주석직도 이양”
입력 2012-11-12 19:14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8차 당 대회(18대)에서 당 총서기뿐 아니라 중앙군사위 주석직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권을 이어받는 시진핑(習近平)을 비롯한 5세대 지도부가 국가 경영에 있어서 자신들의 소신을 펼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됐다. 동시에 중국 특유의 ‘원로 정치’가 약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후진타오는 10년 전 장쩌민(江澤民)이 자신에게 총서기직을 물려주면서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2년 동안 더 유지키로 해 당내외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후진타오의 중앙군사위 주석직 유지 여부는 18대 최대의 관심사였으며 그가 장쩌민처럼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원로 등 당 지도자들은 “장쩌민이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이러한 일이 관례화되지 않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가 용퇴한다면 올 들어 각종 추문으로 실추된 공산당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식통들은 “후진타오가 장쩌민의 선례를 따를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후진타오는 18대 폐막 이튿날인 15일 18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8기 1중전회)에서 시진핑에게 총서기직을 넘기는 데 이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도 이양하게 된다.
베이징의 정치분석가 천즈밍(陳子明)은 “후진타오의 권력 포기는 재임 내내 교착 상태에 있었던 정치개혁을 위한 가장 과감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자신과 같은 세대의 다른 당 지도자들과 장쩌민 등 은퇴 뒤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원로들도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18대에서는 당 대표들에게 새로 정책제안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당내 민주화를 확대하겠다는 당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중앙기율검사위는 18대를 통해 ‘부패방지 5개년(2013∼2017) 계획’을 제출키로 하는 등 반(反) 부패가 이번 당 대회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