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출판사서 뒷돈 받고 선정
입력 2012-11-12 19:13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등 주요 온라인 서점이 서적 소개 코너를 광고판으로 운영하며 소비자를 기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광고 표시도 하지 않은 채 베스트셀러처럼 서적을 소개하는 대가로 돈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이들 4개 대형 온라인 서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모두 2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위법 행위로 지적된 서적소개 코너는 ‘기대 신간’(예스24), ‘급상승 베스트’(인터파크), ‘IT'S BEST’(교보문고), ‘화제의 책’(알라딘) 등 모두 10개다. 온라인 서점들은 서적 코너에 책을 소개하는 대가로 출판사로부터 권당 50만∼250만원의 광고비를 받았다. 하지만 구매자들에게 이 코너가 광고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마치 베스트셀러인 것처럼 소개했다.
알라딘은 925권을 이런 방식으로 소개시켜주고 6억6700만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교보문고는 828권을 소개하면서 3억5700만원을 받았고, 예스24(127권·2억5600만원)와 인터파크(535권·1억6300만원)도 각각 억대의 광고료를 받았다.
공정위는 “온라인 서점이 자체적으로 평가해 코너에 게재할 책을 골라서 보여주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오인하기 쉽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적발된 온라인 서점에 각각 시정명령과 함께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위법행위를 온라인 서점 초기화면에 5일 동안 게시하도록 했다. 인터파크는 이번 온라인 서점 외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자상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어 과태료 1000만원으로 가중처벌을 받았다.
공정위 성경제 전자거래팀장은 “온라인 서점들은 이들 코너가 광고비를 받아 소개하는 코너인지, 자체 평가기준에 맞춰 소개하는 코너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나머지 30여개 온라인 서점에 대해서도 계속 모니터링해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