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朴 충돌… 安 “朴 정수장학회 해법 내놓아야”-朴 “안보 리더십 하루 아침에 안돼”

입력 2012-11-12 19:14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정면충돌했다. 안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다고 박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자, 박 후보 측은 “트집을 잡고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정략적인 구태정치”라고 되받아쳤다. 안 후보 측이 새누리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를 고소·고발하면서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

안 후보는 12일 부산 수정동의 한 찻집에서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국장과 만나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입장 발표를 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다”며 “대선이 한 달 남았는데 이대로 밀고 가겠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수장학회 중심에 박 후보가 있다는 걸 모든 국민은 알고 있다. 그런데도 박 후보는 모든 책임을 정수장학회 이사진에 떠넘겼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는 “전 세계 언론이 대선을 지켜보는데 우리나라 품격을 위해서라도 박 후보가 스스로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2008년 해양수산부를 없앤 법안을 공동발의한 분이 박 후보”라며 “지금 와서 또 부활하겠다면 납득이 잘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정수장학회 문제를 언급하고 당내 갈등을 빚은 경제민주화 공약 등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선 것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를 앞두고 박 후보와 대립 각을 세워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발끈했다.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안 후보는 어느 장소에 가든지 관계자, 특히 피해자 주장을 그대로 듣고, 박수 받을 이야기만 한다”며 “이거야말로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장소에 따라 편의적으로 행동하는, 지극히 무책임한 언행”라고 비난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해양수산부 부활과 관련해 “(박 후보가) 대한민국 미래의 먹거리와 부산 발전을 위해 시대상황에 맞는 판단을 했다. 이를 비난하는 것은 옹졸한 처사”라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3차 동북아 안보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시행착오를 하기에는 우리의 안보 여건이 너무 냉혹하다. 안보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정치초년병’ 안 후보를 겨냥했다.

아울러 안 후보 캠프는 ‘안 후보 측이 (단일화를 앞두고) 여론조사 기관에 돈을 풀었다는 얘기가 돈다’고 주장한 새누리당 권영세 종합상황실장과 정우택 선대위 부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도 제출했다. 그러나 권 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식 정치에 새로움이 없고 과거에 봐왔던 모습이 되풀이된다. 야당 때부터 (고발하며) 탄압하는데 대통령이 되면 어떨지, 앞날을 생각하면 겁나고 걱정된다”고 비꼬았다.

김재중 기자, 부산=엄기영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