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국가위원회 대통합 합의

입력 2012-11-11 21:52

최대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가 소수 정치단체를 포함하는 대통합안에 합의했다고 11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아랍연맹으로부터 통합 요구를 받아온 SNC는 이번 결정으로 대(對) 정부 교섭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진행 중인 SNC는 앞서 조지 사브라(65) 대변인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부위원장은 모하메드 파룩 타이푸르(67)가 맡았다. 지난달 중순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었던 SNC는 내부 진통으로 두 차례 연기 끝에 지난 5일 회의를 열었다.

기독교인으로 중도 성향인 사브라 위원장은 도하 회담을 앞둔 지난달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그는 “시리아에서는 범죄 정권과 피해자인 국민들이 싸우고 있다”며 “비슷한 규모의 세력이 싸우는 것이 전쟁인데 시리아 사태를 내전으로 부르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이 혁명의 기초가 되는 자유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도외시한 채 시리아 소수 종파의 두려움 같은 부수적 문제를 큰 프레임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통합 요구를 수긍하면서도 “혁명에 성공한 국가의 역사를 보면 처음부터 반정부 세력이 통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시리아 사태가 장기화되는 핵심 이유가 분열 때문만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시리아 국민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데 반해 아사드 정권은 몇 개 되지 않은 친구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압둘바세트 시에다(56) 전 위원장이 소수 민족인 쿠르드 출신인 데 이어 시리아 내에서는 소수 종교에 속하는 기독교인이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은 다양한 민족과 종교를 아우르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타이푸르 부위원장은 이슬람 최대 정치·사회단체인 무슬림브라더스(MB)에 대한 정권의 탄압으로 레바논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 망명한 야권 인사다.

새 지도부 41명을 선출한 SNC는 가입 단체별로 몇 명씩 회원을 할당할지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