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로브 망신… 선거전략 귀재 당선예측 정반대

입력 2012-11-11 19:43

공화당 소속 ‘선거전략의 귀재’ 칼 로브가 이번 대선 패배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폴리티코 등 미국 매체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고의 선거전략가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이번 대선 예측에서 완전히 실패했고, 공화당에서의 입지도 좁아진 모양새다.

로브는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칼럼을 기고해 “롬니가 최소 279명의 선거인단을 모아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무렵은 허리케인 ‘샌디’의 적극적인 대처로 호평을 받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던 시기였고, 대부분 언론이 오바마의 승리를 예측하던 때여서 로브의 주장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로브는 전국 득표율에서도 롬니가 51%의 지지를 얻어 48%에 그친 오바마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롬니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06명에 그쳤다.

로브는 2000·2004년 치밀한 유권자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선거운동을 펼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선거 베테랑이다.

2008년 존 매케인 후보의 패배를 선거자금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 그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의 슈퍼팩(후원단체) ‘아메리칸크로스로드’를 조직, 3억 달러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유치하고 대대적인 오바마 반대 광고를 집행했다. 그러나 롬니 캠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을 뿐더러 그를 믿고 돈을 낸 후원자들에게 선거 실패에 대한 책임을 해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메리칸크로스로드에 전화를 걸어 전략 부재에 항의하는 후원자들의 전화도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