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성추문 오보 영국 BBC 사장 사임

입력 2012-11-11 19:43

영국 공영방송 BBC 조지 엔트위슬(49) 사장이 정치인 성추문 오보와 작고한 진행자 지미 새빌의 성범죄 파문으로 취임 두 달 만인 10일(현지시간) 사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트위슬 사장은 “최종 편집권자로서 뉴스나이트가 보여준 용납 불가한 언론의 수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만이 명예로운 일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BBC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나이트는 지난 2일 한 정치인을 아동 성 학대범으로 오인하게 하는 방송을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뉴스나이트는 30여년 전 어린이 보호시설에서 보수당의 고위급 인사에 의해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남성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도 직후 해당 정치인이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측근인 알리스테어 맥알파인이라는 추측이 확산됐으나 성 학대를 주장한 남성마저도 이를 부인했다. 맥알파인 측 법률 대리인은 명예를 훼손한 모든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BBC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간판 앵커 새빌의 아동 성폭행 추문이 최근 불거지면서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문제를 폭로하는 내용의 기획물을 방송하지 않은 사실과 성폭행을 알고도 묵인한 정황이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새빌이 1970년대부터 아동 300여명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 영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