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G2 시대] 美, 아시아서 中 봉쇄전략 시동
입력 2012-11-11 21:46
미·일 상호방위 협력지침 재개정은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일본이 노골적으로 편승하려는 시도다. 미국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남중국해에 엄청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소식은 여기에 그야말로 기름을 끼얹은 셈. 경제적 이권을 차지하려는 아시아 이웃 국가의 열망이 미국의 군사력 강화와 더해지면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中 봉쇄 본격화=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17일 태국을 향해 이륙한다. 재선 직후 첫 해외 방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먼저 11일(현지시간) 호주로 출발했다. 대통령과 외교·국방 장관이 아시아로 총출동하는 광경은 오바마 2기의 외교전략이 어디에 중심을 둘 것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패네타 장관은 태평양 지역에 군함의 60%를 배치하는 ‘아시아 시프트’를 2020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6척의 항공모함(전체 10척)이 포함된다.
막중한 군사력 부담에 짓눌린 미국 정부에 아시아 시프트는 쉽지 않다. 이 지역 국가들과의 군사협력 강화, 합동 군사훈련 확대에 힘쓰는 이유다. 패네타 장관이 최근 6개월 동안 3차례 아시아 지역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올 여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내년 봄 연안전투함을 싱가포르에 파견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빠른 신형 함선을 배치하는 것은 중국 해군을 감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도 여기에 적극 화답해 국방예산을 늘려 왔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4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미국 방문 당시 “중국의 동중국해 도서 침공과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이 미군의 투입을 방해하는 이른바 ‘접근 저지’ 전략에 대항해 협력지침을 재개정한다는 방침”이라며 일본이 중국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역할을 맡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B-1, B-52 장거리 폭격기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마무리되는 대로 아시아 지역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조지 리틀은 “우리의 정책은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중국이 미·일의 군사적 타깃이라는 점이 명백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항모 1호 랴오닝호가 20일간의 일정으로 두 번째 항해를 10일 시작했다.
◇남중국해 자원 경쟁=중국을 둘러싼 군사력 배치는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도 무관치 않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왕이란 회장은 9일 남중국해의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의 2배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CNOOC가 남중국해의 지하자원 조사 결과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T는 “원유 매장량만 170억t, 천연가스는 498조 입방피트에 이른다”고 전했다.
인근 하이난다오 앞바다에도 엄청난 양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해역의 필리핀·베트남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미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이런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재정비를 마친 뒤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