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8대 당대회] 시진핑의 10년, 계파 강해지고 리더십 약해진다
입력 2012-11-11 19:20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호’를 이끌고 갈 시진핑(習近平) 체제는 ‘약한 리더십과 강한 계파’의 특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절대권력이 점점 약화되면서 집단지도체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코트라 중국사업단은 11일 ‘시진핑 시대 개막과 중국 경제 예측’이란 보고서를 통해 시진핑 시대 권력 판세를 3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두 번째, 세 번째 시나리오로 ‘약한 정부와 강한 이익집단’ ‘약한 공산당과 강한 국가’를 각각 제시했다.
약한 리더십과 관련해서는 ‘후·원(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의 경우 그 권위가 과거 지도자에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시진핑 체제의 경우 이러한 상황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아직은 내세울 공적이 없는 데다 우호 세력의 협력기반이 탄탄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므로 각 계파와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계파 세력이 강화된다고 해서 국가 권력에 큰 손상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계파정치는 승자 독식이 아니라 권력을 분점하고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공산당 내에는 후진타오가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에 맞서는 태자당과 상하이방 연합체가 존재한다. 태자당과 상하이방 연합에 속하는 시진핑은 자기 목소리를 내기까지 공청단 계열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약한 정부와 강한 이익집단’은 개혁개방의 부작용 심화에 따라 중앙정부의 통치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는 경제 불균형, 물가불안, 지방정부 채무, 부정부패, 환경오염, 민족 문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따라 이익집단의 세력은 과거보다 훨씬 커져 있다.
‘약한 공산당과 강한 국가’는 국가 주요 업무를 당이 아닌 정부 행정조직이 담당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현실과 관계가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약해진 리더십이 국가적 위기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시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충격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제한된 범위의 경기부양 및 미세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정책 운용상 어려움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