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 가르는 대선 3대 관전 포인트] ③ 보혁 구도 속 중도층 향배
입력 2012-11-11 18:57
단일화 회동 후 구도 균열
‘집토끼’ 결집… 관망층 이동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면서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유권자들의 보·혁 구도도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 놓인 중도층이 어떤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에서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는 26.2%, 중도는 35.9%, 진보는 27.2%였다. 중도층이 가장 두텁고 보수와 진보는 거의 같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지난 6일 단일화 첫 회동을 가지면서 이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한국갤럽의 지난 5∼9일 조사에선 보수 28.7%, 중도 28.6%, 진보 30.4%였다. 중도층이 7.3% 포인트 줄고 보수는 2.5% 포인트, 진보는 3.2% 포인트 증가했다. 가운데(중도) 유권자가 좌우로 이동한 것이다.
중도층 유권자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은 단일화 이슈에 흔들리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중도층 응답자의 박 후보 지지율(3자 대결)은 단일화 회동을 기점으로 30%에서 26%로 4% 포인트 감소했다. 문 후보는 25%에서 1% 포인트만 빠졌고 안 후보는 변동이 없다. 박 후보 지지율은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1% 포인트 하락했고(40%→39%), 안 후보를 상대로는 2% 포인트 떨어졌다(40%→38%). 박 후보와의 대결에서 문 후보 지지율은 변동이 없었고 안 후보 지지율은 2% 늘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안 후보다. 박 후보 진영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와 달리 중도층에서 ‘관망층’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3자 대결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단일화 회동 전후에 18%에서 23%로 늘었다. 박 후보와 문 후보 쪽 이탈자들이 다른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대신 관망층에 편입된 것이다.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에서도 ‘모르겠다 또는 없다’는 비율이 14%에서 18%로 증가했다.
중도층에서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면서 이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각 후보 진영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들의 향배에는 후보들의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관계자는 “중도층은 지지하는 후보를 바꾸는 비율이 보수나 진보에 비해 높다”며 “이들은 향후 각 후보들의 정책공약 등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따진 뒤 투표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