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운동 긍정적 측면 살리고 문제점 시정하는 계기 삼아야”

입력 2012-11-11 18:24


한복협 ‘WCC 부산총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복음주의적 제안’ 발표회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를 WCC 운동이 지닌 긍정적 측면은 살리고 문제점은 시정하는 계기로 삼자는 제안이 복음주의 측에서 나왔다. 신학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게 더 현명한 판단이라는 취지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는 9일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이수영 목사)에서 ‘WCC 부산총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복음주의적 제안’을 주제로 1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숭실대 기독교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목사는 “WCC 운동이 지닌 긍정적 측면은 더욱 살려나가고 문제점은 시정하면서 한국교회는 신앙의 안목을 넓히고 WCC 지도자들은 한국교회의 경건성을 체험해 성경적으로 되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WCC는 복음주의 교회가 우려하고 있는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 동성애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개진해주길 바란다”면서 “복음주의 교회들이 지켜온 순교적 신앙과 경건한 영성, 성경의 권위에 대한 신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에 대해서는 인권과 정의, 사회참여 등의 사역을 WCC로부터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피터 바이어하우스 전 튜빙겐대 교수는 “WCC 지도자들의 개념과 사고에는 분명 문제점이 있다”면서 “WCC 부산총회를 통해 세계교회가 한국교회의 영성을 경험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80년 여의도 세계복음화대성회 강사로 나섰던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당초 이날 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부인의 와병으로 불참, 미리 준비한 문서로 발제를 대신했다. 그는 발제문에서 “한국 교인들은 WCC 부산총회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전 세계 참가자들과 함께 한국교회의 내·외적 성장에 대한 비결을 나눌 것”이라며 이 같은 활동이 WCC 부산총회에 대해 복음주의자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총회에서 개최국인 한국 사회 및 교회 관련 주제를 더 많이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윤 서울교회 원로목사는 “WCC 총회를 준비하는 한국준비위원회는 총회 기간 중에 탈북자 난민 문제나 독도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동성애자 문제, 교회의 분열 원인과 분석, 치유 등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에 여론화할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은 주제들을 총회 의제로 상정하는 데 한국위원회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영한 목사도 “경색된 남북관계를 중재하고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선언을 해 달라”고 WCC에 요청했다. 김 목사는 또 “WCC 부산총회가 하나의 기구적 회무만 치르는 모임이 아니라 WCC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평화로운 통일과 동북아시아의 평화 조성에 이바지하는 모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WCC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에서 활동 중인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는 논찬을 통해 “‘북한동포’에 대한 주제는 어떤 모양으로든 WCC 총회에서 관심 있는 의제로 수용되리라 믿는다”면서 “모쪼록 세계교회의 협의체이자 국제기구의 한국 방문을 선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선용하는 개방성과 지혜를 한국교회가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