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성적이 지망대학 최저학력기준 1∼2점 안팎이면 수시 2차 대학별 고사 준비하라
입력 2012-11-11 18:12
수능 가채점 후 성적별 입시전략은
전반적으로 까다롭게 출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인해 수험생들은 성적별로 입시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한다. 특히 내년 수능체제 개편으로 부담을 느낀 일부 수험생들은 하향안전 지원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4학년도부터는 학업수준에 따라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을 수험생들이 선택한다. 이미 끝난 수능 점수에 매달리기보다 남은 대입 일정에 맞춰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채점 분석을 통해 나온 예상 점수를 토대로 수시 2차 원서접수 및 논술, 면접 등 대학별고사 응시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험생 개인별로 수능 이후 ‘대입 로드맵’을 작성할 것을 권고한다.
◇가채점 성적 토대로 수시·정시 지원전략 짜야=수능시험 이후 가장 먼저 할 일은 가채점 성적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다. 정확한 수능 성적은 오는 28일 발표되기 때문에 입시 분석기관 및 대형학원에서 발표하는 예상 수능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를 잘 살펴보고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판단한 뒤 수시 2차 모집 지원 및 포기를 최종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수시 2차에 응시할 지망대학 및 학과보다 지원권 이상이면 수시 2차를 포기하고 바로 정시준비에 매진해야겠지만, 만약 자신의 성적이 주요 입시기관에서 발표한 가채점 수능 등급 커트라인(등급컷)의 지원대학 최저학력기준 1∼2점 오차범위에 있다면 논술 면접 등 수시 2차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옳다. 해마다 수능 등급권 성적을 100% 맞추는 입시업체는 없다. 정작 실제 수능성적 발표 후 목표 대학의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는 성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논술을 준비하지 않아 낭패를 보거나 아예 수시 2차 지원을 포기하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지난 주말 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경희대(10∼11일)를 시작으로 고려대·한양대·한국외대·경북대(17∼18일), 서울시립대(20일)에서 수시 2차 논술고사 및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한다. 논술고사 문제는 이미 시험을 치른 연세대, 이화여대 등과 유사하게 교과 과정 중심의 출제가 예상된다. 교과서에 나온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논리적인 사고 과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대학들은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올해 시험의 변화와 평가 기준을 공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희망 대학의 출제 경향을 숙지하고 모의논술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
수능 이후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도 고려해 볼만하다. 가채점 성적을 바탕으로 정시지원 가능대학보다 합격에 더 유리한 대학이 있다면 지원하는 것이 좋다.
◇정시 지원 땐 전형방법 확인이 먼저=가채점 결과 본인의 성적이 이미 지원한 대학의 합격선보다 높을 경우엔 굳이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 필요가 없다. 정시에서 합격선이 더 높은 대학을 노리면 되기 때문이다. 정시모집에선 지원 가능한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중, 분할모집(가·나·다군) 변화 등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야 한다.
서울대(나군)는 1단계에서 수능 100%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다. 그 후, 2단계에서 인문대학은 수능과 학생부, 논술을 반영하고, 자연과학대학과 경영대학은 수능과 학생부,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따라서 1단계 합격을 위해서는 수능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고려대(가군), 서강대(나군), 연세대(가군), 이화여대(가군) 등은 모집 인원의 일정 비율을 수능 100%로 우선선발하고, 나머지 인원은 수능 성적과 학생부 성적으로 선발한다. 수능 성적이 좋아 우선선발로 합격할 수 있다면 학생부 성적이 필요없지만, 만약 우선선발로 합격하지 못하게 되면 학생부 성적까지 따져 당락이 결정됨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경희대(가/다군), 단국대(나군), 서울시립대(가/다군), 숙명여대(나군), 한국외대(가군), 한양대(나군) 등은 수능 100%로 선발하므로 학생부 성적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또한, 동일한 대학이더라도 군별로 전형방법이 다른 경우도 있다. 숭실대(가군)는 수능 100%로 선발하지만 나군과 다군에서는 수능 70%, 학생부 30%로 선발한다. 따라서 수능, 학생부 성적을 고려해 어떤 전형 방법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따져본 다음 대학 및 군을 선택해야 한다. 교대나 일부 대학의 사범계열은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형방법을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내년부터 수능체제 개편…수험생 하향안전지원 예상=올해가 현행 체제로 보는 마지막 수능이기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일단 올해 붙고 보자’는 심정으로 하향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이 어렵게 나온 데다 내년부터 수능체제가 개편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그 어느 때보다 하향·안전지원을 많이 할 것”이라며 “수시 2차에도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영심 대학교육협의회 상담센터장도 “수능 위주로 대입 준비를 해온 학생들은 내년 수능에 변화가 오니까 아무래도 이번에 입학을 하고 싶을 것”이라며 “올해 꼭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상 하향지원하려는 심리가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2014학년도 수능은 우선 영역 이름이 현재의 언어·수리·외국어에서 국어·수학·영어로 바뀐다. 특히, 수험생이 자신의 학업수준에 따라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골라보는 선택형 수능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B형은 최대 2과목까지 응시할 수 있다. 단, 인문계열의 어려운 국어 B형과 자연계열의 어려운 수학 B형은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사회(10과목)·과학탐구(8과목) 영역은 최대 2과목까지 선택 가능하며, 직업탐구(5과목) 영역은 1과목만 선택해야 한다. 제2외국어·한문(9과목) 영역도 1과목을 선택한다.
듣기평가는 영어 영역만 실시하며 영어 듣기에서 세트형 문항(1대화문 2문항)이 도입된다. 영어 듣기문항 수는 실용영어 교육 강화를 위해 기존 34%(50문항 중 17개)에서 50%(45문항 중 22개)로 확대된다. 국어 듣기평가는 지필평가로 대체된다.
영역별 문항 수는 국어 45, 수학 30, 영어 45, 사회·과학탐구 20, 직업탐구 40, 제2외국어·한문 30문항이다. 배점은 국·수·영·직업탐구 100점, 사회·과학탐구 및 제2외국어ㆍ한문 50점(1과목 기준)이다. 국어, 영어의 문항 수는 현행 50개에서 45개로 5개씩 줄어들지만 시험시간은 각각 80분, 70분 그대로다.
문항 유형은 객관식 5지선다형이며 수학 영역은 단답형 30%가 포함된다. 상위권 대학은 대체로 인문·자연계열 상관없이 영어는 공통으로 고난도인 B형 점수를 요구하고, 인문계열은 국어 B형, 자연계열은 수학 B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