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한국·한국교회 의제-한반도 평화,탈북자 인권 다뤄야” 한복협 월례발표회
입력 2012-11-09 22:20
2013년 WCC(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는 한국사회 및 교회가 처한 주요 문제에 대해 세계교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연합)과 에반젤리컬(복음주의) 진영의 이해와 동역의 폭을 넓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9일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이수영 목사)에서 ‘WCC 부산총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복음주의적 제안’을 주제로 1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종윤 서울교회 원로 목사는 “WCC 총회를 준비하는 한국준비위원회는 총회 기간 중에 탈북자 난민 문제나 독도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동성연애자 안수문제, 교회의 분열원인과 분석, 치유 등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에 여론화할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은 주제들을 총회 의제로 상정하는데 한국위원회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숭실대 기독교대학원 설립원장인 김영한 목사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중재하고 북한주민과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선언을 해달라”고 WCC에 요청했다. 김 목사는 또 “WCC 부산 총회가 하나의 기구적 회무만 치르는 모임이 아니라 WCC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평화로운 통일과 동북 아시아의 평화조성에 이바지하는 모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WCC 부산총회 한국준비회에서 활동 중인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는 논찬을 통해 “‘북한동포’에 대한 주제는 어떤 모양으로든 WCC 총회에서 관심 있는 의제로 수용되리라 믿는다”면서 “모쪼록 세계교회의 협의체이자 국제기구의 한국방문을 선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선용하는 개방성과 지혜를 한국교회가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일고 있는 국내 에큐메니컬과 에반젤리컬 진영 사이의 갈등에 대한 조언도 잇따랐다. 김영한 목사는 “WCC는 복음주의 교회가 우려하고 있는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 동성애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개진해주길 바란다”면서 “아울러 복음주의 교회들이 지켜온 순교적 신앙과 경건한 영성, 성경의 권위에 대한 신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에 대해서는 인권과 정의, 사회참여 등의 사역을 WCC로부터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한편 피터 바이어하우스 전 튜빙겐대학 교수는 “WCC 부산총회를 통해 세계교회가 한국교회의 영성을 경험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80년 여의도 세계복음화대성회 강사로 나섰던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당초 이날 발표회에 참석키로 했다가 아내의 와병으로 불참, 미리 준비한 문서로 발제를 대신했다. 그는 발제문에서 “한국 교인들은 WCC 부산총회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전 세계 참가자들과 함께 한국교회의 내·외적 성장에 대한 비결을 나눌 것”이라며 이같은 활동이 WCC 부산총회에 대해 복음주의자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발제문 마지막을 성경구절(고전 12:26)로 마무리했다.
“우리는 모두 한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라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