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호남 누비는 文… 광주·전남 대학생들과 솔직 토크
입력 2012-11-09 21:17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9일 이틀째 호남을 공략했다.
특히 단일화 경쟁 상대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지고 있는 20대 표심잡기에 주력했다. 문 후보는 광주 조선대에서 열린 광주·전남 9개 대학 총학생회 초청 대학생과의 ‘솔직 토크’에서 “국민을 바라보고 통 크게 단일화로 나갈 때 국민이 저를 지지하고 선택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학생이 ‘안 후보와 단일화에서 자신 있느냐’고 묻자 “기득권을 내려놓고 욕심을 버리고 국민만 쳐다보면서 크게 임하는 것이 옳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후보는 학생들에게 유신독재정권 아래 암울했던 자신의 대학생활 이야기를 꺼내며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그는 “제가 72학번인데 그해 10월 유신이 발생했다. 대학에 탱크가 질주하고 몇 달간 강제 휴교하는 그런 세상이었다”며 “제가 대학 다닐 때는 대통령을 국민들 손으로 뽑지도 못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체육관에서 두 번 99.9%로 당선됐는데 0.1%는 반대표가 아니라 박정희를 박정히로 오기한 2표가 무효가 돼 99.9%였다”고 했다. 문 후보는 “유신독재 시절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길이라고 정당화하는 역사인식을 갖고는 정치적 민주주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문 후보의 얘기가 지루했는지 휴대전화기를 들여다보거나 꾸벅꾸벅 조는 학생이 점점 눈에 띄었다. 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일자리 문제와 반값등록금 공약을 말할 때 간간이 박수가 터졌다.
지난달 4일 안 후보가 조선대를 찾았을 때와 대비됐다. 당시 1000석 규모의 대강당은 선착순 좌석이 20분 만에 동났고 500여명이 더 입장했다. 이날은 600석 정도만 찼다.
말미에는 문 후보를 당황케 하는 돌발 질문도 나왔다. 이 학교 4학년이라고 밝힌 한 여대생은 “대통령의 임기 말만 되면 불안하다. 4년 중임제를 해야 한다”고 한 뒤 “나는 안 후보를 좋아한다. 대강당 자리가 다 차지 않는 걸 보면 (문 후보가) 인기가 없는 건지, 단일화가 되면 안 후보를 안고 갈 수 있는지 답해 달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 학생은 문 후보가 대답하는 사이 수업이 있다며 나가버렸다.
문 후보는 오전 50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광주 서부소방서를 방문했고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영·호남 지식인 지지선언 및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이어 서울로 이동해 대한노인회를 찾았다.
광주=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