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강도 투캅스… 마트 좀도둑들 협박해 돈 뜯어

입력 2012-11-09 21:25

현직 경찰관이 대형마트 보안팀 직원들과 짜고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린 이들에게 “합의 안하면 감옥가야 한다”고 협박해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냈다가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형택)는 공동공갈 및 직무유기 혐의로 인천 남동경찰서 경장 유모(34)씨를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공범인 선배 경찰관 이모씨는 도주했다.

검찰에 따르면 인천 H마트 보안팀은 2010년 9월 쇠고기 3만원어치를 훔치던 60대 여성 안모씨를 현장에서 적발해 지하 1층 사무실로 데려가 2시간 동안 머물게 한 뒤 경찰관 이씨에게 통보했다. 이씨는 안씨에게 “합의를 안 보면 큰일 난다”며 겁을 줬고, 안씨가 며칠이 지나도록 합의금을 마련하지 못하자 그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중에 해결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구속된다”고 협박했다. 이어 경찰서를 찾아 온 안씨 아들에게 “내 동료 유씨가 있는데 이 방면의 전문가다. 유씨가 시키는 대로 해라. 나를 만난 게 행운이다”며 유씨를 소개해 줬고, 유씨는 H마트 본사와 합의하는 데 필요하다며 8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유씨는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11월과 지난 2월에도 절도 용의자 2명에게 355만원을 뜯어냈다. 유씨는 이들에게 “사건을 무마하려면 술이라도 사 줄 돈이 필요하다” “결혼도 해야 하는데 조사를 받으면 전과가 남는다”며 합의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돈을 받은 뒤 사건을 입건조차 하지 않고 덮어버렸다. 검찰 관계자는 “마트 보안팀 직원들은 불구속 상태로 조사 중이며 유씨의 다른 범죄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