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8차 당 대회] 2020년 소득 10년전의 배로 늘린다는데… “도전적인 과제일 뿐” 평가절하 시각 많아
입력 2012-11-09 18:52
2020년까지 주민 소득을 2010년의 배로 늘리는 데 문제는 없을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8일 18차 당 대회 첫날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야심적인 목표에 대해 “녹록하지 않다”는 전문가들 반응이 많다. 더욱이 연 7%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 이상 의미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장뿐 아니라 공정한 분배에 신경을 써야 하는 점도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2011년 시작한 ‘12·5’ 계획에서는 도시 거주 1인당 가처분소득을 2010년 1만9109위안에서 매년 7%씩 늘려 2015년에 2만6810위안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6∼2020년에도 같은 비율로 계산하면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도전적인 과제’라고 평가했다. 딩솽 씨티그룹 중국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13∼2020년 기간 매년 7%로 유지하겠다는 것을 암시한다”면서 “성취 가능해 보이는 목표지만 1인당 소득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인구 증가와 함께 도전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중국 지도자들은 10년마다 경제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을 해왔다. 실제 중국 경제는 지난 30년간 매년 평균 10% 정도의 성장을 기록하며 지도자들이 제시한 목표치보다 더 빠르게 성장해 왔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중국 경제가 올해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매년 7% 성장률을 시사한 게 뜻이 있을 뿐 소득 두 배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류성쥔(劉勝軍)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EIBS) 국제금융연구원 집행부원장은 “중요한 것은 소득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류 부원장은 “지난 10년간 사람들의 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득은 비용, 특히 주택 값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도전은 경제적 성취를 어떻게 사회적 안정의 희생 없이 실현하느냐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현재 중국 경제는 양호하지만 글로벌 여건이 불투명해 파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18대 금융계 대표단 토론회에서 밝혔다. 저우 행장은 “유럽 채무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글로벌 위기가 내년 중국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과 충격을 줄지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함께 참석한 인민은행 이강(易綱) 부행장은 “경제가 회생국면에 들어서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 목표로 잡은 7.5%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명보(明報)와 미국에 본부를 둔 중문 뉴스 사이트 둬웨이(多維) 등은 후진타오의 업무보고 전반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