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라고? 수능 뒤 더 바쁜 수험생들

입력 2012-11-09 18:47


201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 8일 끝났지만 숨 고를 틈도 없이 자기계발에 나선 수험생들이 많다. 대학 입학까지 남은 3개월여 기간에 공부나 취미활동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수능 시험을 치른 재수생 신재민(19)씨는 9일 서울 영등포의 한 토익학원에 등록했다. 신씨는 “토익 점수를 따놔야 대학 입학 후 장학금을 받는데 도움이 되고 카투사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동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송모(18)양은 “대학 가서 교환학생에 지원하기 위해 토플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영어학원에서는 예비대학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수능 수험표를 지참한 학생에게는 수강료를 할인해 주고 있다.

취미생활을 위해 기타나 드럼 등 악기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서울 고척고 3학년 이모(18)양은 드럼을 배울 계획이다. 이양은 “원래 음악을 좋아해 악기를 배우고 싶었는데 수험생이라 미루고 있었다”며 “드럼 연습을 해서 대학에 가면 음악 동아리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연희동의 한 음악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수능 시험이 끝난 뒤 수강생이 30% 정도 증가했었다”며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 영향도 있어서 수험생 등록이 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대학 등록금 부담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려는 학생도 적지 않다. 서울 개봉동 편의점 주인은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를 보고 찾아온 수험생이 오늘 하루에만 4명이나 됐다”며 “통상 수능 직후엔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50% 정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외모를 가꾸려고 헬스클럽에 등록하거나 피부 관리, 성형수술까지 외모 가꾸기도 인기다. 황모(18)양은 “수능이 끝나면 쌍꺼풀 수술을 해준다고 부모님이 약속했었다”며 “수험표 할인을 해준다는 헬스클럽에도 등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운전면허 등 각종 자격증을 따두려는 예비 대학생도 많아 이맘때면 면허 시험장도 붐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