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두달 연속 연 2.75% 유지
입력 2012-11-09 18:42
김중수 “경기 저점 예단 못하지만 더 안 나빠질 것”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수출·투자·물가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회복 기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계속 유지했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3.0%로 내린 뒤 2개월 연속 동결하다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자 지난달 연 2.75%로 한 차례 더 내렸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한 배경에는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자리잡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9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업계의 파업 종료에 힘입어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넉 달 만에 플러스(+) 증가율로 반전한 것이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8월 -13.9%에서 9월 6.2%로 뛰었고, 건설투자 역시 같은 기간 -7.2%에서 3.0%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부터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내며 무역수지의 ‘불황형 흑자’(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나타나는 흑자)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달 수출은 휴대전화·반도체가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1.2% 늘어난 472억 달러를 기록했다. 넉 달 만의 증가다.
지난달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3월 이후 2%대 이하의 안정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실업률(2.9%)은 9년 만에 2%로 내려왔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경기 저점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에 있었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관측도 금리 동결에 한몫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3개월은 지나야 실물경제에 나타난다. 여기에다 미국과 중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신흥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국내외 경기가 급격히 더 나빠지지 않는 한 당분간 현재의 금리 수준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