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파 망언 어디까지… ‘위안부 자발적 매춘’ 美신문에 광고
입력 2012-11-09 18:28
일본 극우파 인사들이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들이 자발적 매춘 행위를 했다는 망언을 담은 광고를 미국 지역 일간지에 게재했다.
우파 저널리스트인 사쿠라이 요시코가 주도하는 ‘역사적 사실 위원회’는 일본 여야 의원 39명과 함께 지난 4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지역지인 스타레저에 ‘우리는 사실들을 기억한다’(Yes, We remember the facts)는 제목의 광고를 냈다.
이 광고는 가수 김장훈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등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며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과 뉴욕타임스 등에 실었던 광고 ‘기억하나요?’(Do you remember?)를 반박하는 것이다.
이들은 광고에서 일본 정부나 군이 위안부 동원에 개입한 문서를 찾을 수 없고, 성노예로 묘사되는 위안부들이 실상은 허가를 받고 매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위안부들의 수입이 일본군 장교나 장군보다 많았으며, 일본군이 젊은 여성들을 성노예로 내몬 20세기 최대 인신매매 사건이라고 한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광고가 실린 뉴저지주는 지난달 26일 위안부 기림비에 말뚝 테러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시민참여센터의 김동석 상임이사는 “흐름을 볼 때 뉴저지를 중심으로 위안부 범죄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일본 극우파의 공세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망언 광고’는 1993년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자는 일본 극우파의 기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9일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미향 상임대표는 “분노할 가치조차 없는 사건”이라며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오히려 일본 국우파가 원하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직접적인 위안부 피해 당사국이 아닌 국가들도 위안부를 보편적 인권문제로 받아들이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이 오히려 그들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유리 이사야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