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망명 않겠다”… 터키 접경서 전투 26명 사망

입력 2012-11-10 00:09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외국으로 망명하지 않겠다”며 “나를 축출하려는 서방의 개입으로 세계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러시아 투데이TV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사실상의 임시정부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의 주도로 분열된 반정부 단체를 통합하기 위한 카타르 도하 회담을 겨냥한 듯 아사드의 발언은 수위가 높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SNC는 지난 5일부터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 압력을 높이고, 과도정부를 대비하기 위해 도하 회담을 진행 중이다. 이날 발언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9개월간 3만6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아사드에게 망명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자국민으로부터 친이스라엘·친서방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아사드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이를 거부하며 “서방의 꼭두각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방에 의해 만들어진 대통령이 아니므로 망명할 이유가 없다”며 “시리아에서 태어났으며 시리아에서 살고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리아와 터키 접경 지역인 라스 알 아인에서 전투가 벌어져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시리아 사태 이후 전운이 고조된 터키 정부는 앞서 나토에 지대공 패트리엇 미사일을 시리아 접경 지역에 배치할 것을 요청했다. 나토가 미사일 배치를 승인하면 양국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AFP통신은 9일 “지난 24시간 동안 시리아인 1만1000여명이 터키와 요르단, 레바논 등 3개국으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관계자에 따르면 내란을 피해 시리아 인접국으로 도피한 난민은 40만8000여명이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