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팔이 고아소년서 시인으로, 이땅 젊은이들에 희망… 용기…
입력 2012-11-09 18:11
그는 외팔이 고아소년이었다. 소매를 펄럭이고 다니며 온갖 천대를 받던 그가 최근 그의 입지전적인 사랑과 믿음을 담은 자서전을 출간했다. 유승우(73·소사제일교회·사진) 명예장로의 ‘시인 유승우’(예지북스·cafe.daum.net/yejibooks)가 그것이다.
유 장로는 고 박목월 선생의 제자로 현대문학지를 통해 문단에 나온 중견시인으로 인천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을 지냈다. 또 ‘바람 변주곡’ 등 8권의 시집을 발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원로시인이다.
9세 때 선친을 여의고 2년 뒤 6·25 전쟁 당시 형이 반공투쟁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누나, 형수가 마을사람들 32명과 함께 공산당에게 처참한 죽임을 당했다. 고아가 된 그는 설상가상으로 1·4 후퇴 때 비행기 폭격으로 왼쪽 팔목까지 잃었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빨래비누 행상으로 학비를 마련한 그는 “나는 한 쪽 팔이 없어서 노동을 할 수 없으니, 죽으나 사나 공부를 해서 선생님이 돼야 한다”고 다짐했다. 우여곡절 속에 대학을 나와 교사가 되고 시인이 되었으며, 박사학위까지 받아 마침내 교수가 됐다. 자칫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이겨낸 감동의 드라마가 이 책에 펼쳐진다.
유 장로는 “아무리 어려운 학생도 나에 비하면 왕족처럼 사는 거다”라며 “하나님이 주신 목숨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독교문인선교회는 내년 신앙시 공모 때 독후감 공모를 함께 기획하며 대상 도서로 이 책을 선정했다. 선교회는 황폐해진 정신문화로 인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에 사랑이 무엇인지, 감사가 무엇인지를 감동적으로 담고 있어 이 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글·사진=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