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나의 목자

입력 2012-11-09 20:03


박목월

영혼의 다락방에서

내가 은밀히 기도하려 할 때

나와 더불어

기도해 주실 분은

그 분 뿐이다.

내가 믿음에서

실족하였을 때

나의 오른팔을 잡아주실 분도

그 분 뿐이다.

물로써

세례를 주시고

주의 이름으로

나를 거듭나게 하실 분도

그 분 뿐이다.

그 분의 음성을 통하여

진리의 빛을 보게 하고

주의 발자취를 더듬어

함께 동행하는

그 분의 지팡이가 때로는 번개가 되어

나를 깨우치고

때로는 그 분의 기도가

광야에 울리는 음성이 되어

녹슨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주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나의 목자

그분의 말씀의 밧줄을 잡고

위태로운 벼랑길을 건너간다.

진실로 그 분의 신앙이

나의 믿음의 바탕이 되고

거룩한 성전에서

주일날의

안식과 광명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