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베드로의 호언장담

입력 2012-11-09 17:42


마태복음 26장 31∼35절

사자성어 중에 ‘호언장담(豪言壯談)’이란 말이 있습니다. 의기양양하여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호언장담은 또 반드시 내가 그것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호기 있게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의 진가는 어려운 상황이 되면 나타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오늘 밤 너희들이 모두 나를 떠나고 부인할 것이다”라고 밤에 있을 현장의 모습을 예언합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다른 모든 제자들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호언장담합니다. “네가 오늘밤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나를 부인할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베드로가 “주님과 함께 죽을지언정 결코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베드로의 배신하지 않겠다는 고백은 그에게 실제적인 생명의 위협이 있기까지는 유효한 마음의 고백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날 밤 베드로는 사람들에게 잡혀가서 수모와 모욕을 당하는 예수님을 멀찍이서 바라보다가 주변에서 자기를 알아보는 시선들을 만납니다.

같은 편이라고 하면 당장 죽이려고 달려들 것 같은 그들의 기세에 눌려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게 됩니다. 자신의 생명 앞에서 그의 다짐은 허무한 고백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려움 없고 평안한 때는 누구나 아름다운 고백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봅니다. 남편이 경제력이 있어 비싼 옷을 사준다거나 삶의 여유를 가지고 살게 한다면 부인들은 행복감에 젖어 많은 사랑의 고백들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실직하여 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다면 이는 진실한 사랑이라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몇 명이나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요? 진짜 사랑은 어려움 속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베드로의 다짐이 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고난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괴로워 기도하시면서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고 당부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베드로와 제자는 너무 졸려 자고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모습도 이렇게 자고 있는 모습은 아닌지 돌아봅시다. 예배와 기도에 잠들면 우리도 주님을 부인하게 되고 사명과 직분에 잠들어 버리면 주님을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겠습니다. 축복의 열매는 입술의 열매가 아니라 삶에서 나타나는 열매인 것입니다.

그 다음 베드로는 멀찍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기적과 이적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며 따라다녔던 베드로가 이제는 멀찍이 떨어져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고 알곡은 안으로 모이듯 우리는 주님과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주님과의 관계를 적당히 대충대충 하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관계로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입술로 고백하는 나의 다짐이 삶 속에서 열매가 되어 나타나시기를 소망합니다. 언제나 주님과 함께 깨어 기도하는 성도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김성곤 안성영락수양관교회 목사